판서공 우수 나흥유의 [중순당집]은 고려 후기의 대표적인 시문집이자, 고려 최초의 생전 간행 시문집이다. 이 시문집은 본래 나흥유의 일본 체류 한시 250수, 고려 사대부의 하시 90수, 일승 증시 20수를 모아서 간행되었다. 그러나 이 시문집은 현재 부전(不傳)하며, 이색의 서문, 이숭인의 서문, 이색과 이숭인과 이달충과 정추의 증시, 나흥유의 한시, 이색의 발문 등이 여러 문집들에 실려 있다. 이 책에서는 이들 자료들 외에, 실전시, 고려사 열전 나흥유전, 나흥유 어록, 일승 주좌 서신, 그리고 편찬자 나종혁의 연보, 행장, 발문이 추가되었다.
저자 나흥유는 고려 후기 문신으로서, 정3품 판전객시사를 재임하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사로 일본에 파견되었으며, 일본과 최초로 수교를 이룬 역사적인 인물이다. 또한, 우수 나흥유는 우리나라의 지도 [오도양계도]를 만들어 고려와 조선의 기본도로 자리매김된 우리나라 지도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생전에 많은 시를 지었으나, ‘봉사일본’ 1수만 남아 있고, 우리나라 지도의 기본도인 ‘오도양계도’ 역시 기본도로 다른 지도에 남아 있다. 그럼에도 그의 어록이 [고려사] ‘나흥유전’에 수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